"700만 원은 내야 장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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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승인 2012.03.10 12:25:51 | 김은실 (raindrops89)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빚 청산을 위한 합병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진광교회(이삼열 목사). (관련 기사 : 빚 갚으려 교회 합병, 교회는 갈등으로 화병) 이번에는 임직 희망자에게 공개적으로 헌금 약정을 주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진광교회는 지난 2월 임직 투표를 예고하고 신청서를 나누어 주었다. 임직 대상자는 보통 담임목사나 당회 추천으로 정해진다. 신청서 제출은 흔하지 않다. 한 교인은 "진광교회에서 임직 신청서를 작성하는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신청서 제출도 어색했지만, 그 내용은 더 불편했다. 신청서에 헌금 약정란이 있었던 것. 신청자는 임직을 받았을 때 낼 수 있는 헌금 액수를 표시해야 했다. 장로·안수집사는 700만 원부터 900만 원, 권사·명예권사는 300만 원부터 500만 원 중에 선택해야 한다.
신청서와 함께 제출해야 하는 자료도 문제였다. 처음 배포한 신청서에는 '가족 관계 증명서, 주민등록등본'을 같이 제출하라고 되어 있었다. 일부 교인이 "무슨 이유로 가족 관계까지 교회에 보고해야 하느냐"며 반발했고, 해당 조항은 삭제됐다.
헌금 약정은 '임직 포기자'를 낳았다. 일부 교인들은 "직분을 돈 주고 사는 것 같아 지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장로 임직을 포기한 한 집사는 "세상의 명예직이야 돈으로 산다고 해도 직분은 봉사직이다. 매매 대상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사 임직 대상자인 한 집사는 "과거에는 다른 교인의 본이 되는 사람이 권사가 되셨다. 모범적으로 사는 권사님들을 보며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돈으로 권사를 사는 듯한 행태에 꿈이 깨졌다"며 속상해했다.
물론 신청자도 있다. 총 55명이 임직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본인이 신청하지 않고 추천받은 사람도 포함됐다. 추천으로 후보가 된 이들은 헌금 약정을 하지 않았다. 기꺼운 마음으로 신청한 이도 있다. 한 장로 임직 희망자는 직업이 없어 고정 수입이 없음에도 헌금 900만 원을 약속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올해로 70세다. 진광교회가 소속한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 헌법이 규정한 장로 정년이 70세다.
장로·권사가 되면 교회에 헌금하는 일은 관행이다. 임직 헌금을 내지 않는 교회가 보도되는 게 현실이다. (관련 기사 : "장로, 권사 될 때 헌금 낸다고요?") 헌금은 임직자들이 자발적으로 내기도 하지만, 목사나 당회가 직·간접적으로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진광교회는 암암리에 이루어진 임직 헌금 요구가 공개적으로 이뤄진 드문 사례다.
일부 교인의 비판과 임직 포기에도 진광교회는 예정대로 임직 투표를 한다. 투표는 3월 11일 오전 11시 주일 예배 이후 공동의회에서 진행된다. 임직 포기자나 헌금 약정 반대자도 공동의회에 참석해 교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생각이다.

▲ 진광교회가 임직 투표를 앞두고 신청서를 배부했다. 신청서에는 헌금 약정란이 있었고, 이는 일부 교인의 임직 포기를 불러왔다. 제출 서류에 가족 관계 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도 있어 반발을 샀다. 이 부분은 후에 삭제됐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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