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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칼럼] ‘별일 없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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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칼럼] ‘별일 없이 산다’
한겨레

 

 

나는 그냥 별일 없이 산다. 유행가 가사처럼.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를 따라 부르며.

 

이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재미있게 산다. 걱정도 안 하고 고민도 안 하고 산다. 깜짝 놀랐지? 내가 고민하고 걱정하고 살 줄 알았지? 아니거든. 하루하루 재미있게 산다, 약 오르지 … 그런 내용이다. 그런데 하나도 재미있게도 신나게도 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떠나버린 애인에게 너 때문에 고통받지도 않고, 하루하루 재미있게 근심 걱정 안 하고 산다고, 보란 듯이 안간힘을 써보는 취지의 가사인 것 같다.

 

이 노래의 가사가 마음에 와 닿은 까닭은 나의 요즘 생활신조인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자와 딱 들어맞아서다. 연초에, 아무 비리나 잘못이 없는데도, 털어서 먼지 한 톨 안 나왔는데도 임기를 못 채우고 기관장 자리에서 쫓겨난 친구와 밥을 먹다가 재미있게 살자고 약속했다. 돈은 없지만 굶어 죽지도 말고, 기가 막혀 죽지도 말고, 분통 터져 죽지도 말고, 어이없어 죽지도 말고, 하루하루 아주 재밌게, 살자는 것이었다. 이 정권이 하는 짓 때문에 속병 들어 죽으면 억울하니까 잘 챙겨 먹고 얄미울 정도로 재미있고 건강하게 살자고 약속했다.

 

날마다 큰 충격을 받으면서도 별일 없이 산다. 명색이 언론인이라면서 현역 기자가, 피디가, 흉악범처럼 긴급체포되어도 주먹을 불끈 쥐고 당장 거리로 뛰어나가 석방하라 석방하라 구호를 외쳐야지 흥분하다가 그냥 주저앉아 별일 없었다는 듯 산다. 성상납, 성접대 등 구역질 나는 사건들이 터져도 이런 너절하고 치사하고 싸구려 같은 인간들 하다가 인터넷에서 리스트를 구해 보고 너냐 너냐 하다가 에잇 더럽다, 김연아나 봐야지 하고 즐거워한다.

 

국가인권위원회 기구를 일사천리로 화끈하게 축소해 버려도 인권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 이 정권의 정체성이란 말이냐 길길이 뛰다가 그냥 야구를 볼까 축구를 볼까 하고 텔레비전을 튼다. 죄목이라곤 전문대 나왔다는 것밖에 없는 미네르바가 아직도 갇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가 막혀 속이 답답한데도 ‘무릎팍 도사’ 보며 낄낄 웃는다. 자식 나이의 젊은 배우가 성상납과 술시중에 시달리다가, 또 그 사실이 널리 알려질까 봐 자살을 한 지 오래됐는데도 가해자는 없고 수사는 지지부진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는 오리발을 내밀고 유난히 성상납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의 인권만은 살뜰히 보살펴주는 수사기관의 행각에 분노하다가 별일 없다는 듯 그냥 지낸다.

 

일제고사가 일제히 실시된다는 말을 듣고 일제 때에 보던 시험이 부활했나 싶어서 이 정권의 과거 사랑이 얼마나 심하면 일제 때로까지 회귀하나 했다. 학교별 줄 세우기, 교사별 줄 세우기가 시작되었구나 싶어 가슴이 철렁하다가도 친구와 맛있는 밥집에서 만날 약속을 한다. 롯데에 550미터 높이의 건물을 짓도록 하는 것을 보면서 공군 조종사인 친구 아들 걱정을 하다가, 줄줄이 샅샅이 터져 나오는 박연차 리스트의 끝에 뭐가 나올까 궁금해 죽겠으면서도 내가 이런 꼴 한두 번 보냐 에라 모르겠다 한다.

 

방송을 장악해서 귀를 막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겁을 줘서 입에 재갈을 물리기 시작하자 입법, 사법, 행정, 언론, 지식인 사회 등 이곳저곳에서 알아서 기는 소리가 크게 나는데도 …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대다수 국민도 하루하루 별일 없이 사는 것 같다.

 

세상에 대한 애정이 있는데, 사회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우리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인데, 어떻게 이룬 대한민국인데, 젊은이나 늙은이나 고통과 분노, 걱정과 근심 없이, 별일 없다는 듯이 하루하루 재미있게만 살겠다니 …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일 거다.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여서다. 절망 때문일 거다.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겁니까.

 

 

kisais-icon1.gif space.gif기획연재 : 김선주 칼럼

 

 

기사등록 : 2009-04-01 오후 09:03:48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47539.html

 

[김선주칼럼] 목사님, 부처 믿고 사람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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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주 언론인
한국 기독교의 불교 비하와 혐오가 시작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물관의 탱화를 훼손하고, 부처님 머리를 잘라버리는 폭력은 그래도 은밀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양상은 노골적이고 본격적이다. 개그맨보다 더 웃긴다는 목사가 미국에서 열린 대중집회에서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예수 믿으라’고 했다. 그 목사가 바로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인기와 신망이 있어서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후임으로 거론되었던 장경동 목사다.

 


개그맨들도 이런 종류의 말실수를 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세상인데, 목사는 이런 말을 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기독교 장로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인지는 몰라도 불교계에 대한 모욕과 차별이 이곳저곳에서 노골적으로 벌어져 마음 상해 있는 불교를 향해 종교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막말을 했는데도 말이다.

 

어떤 절의 신도회장 격인 불교신자가 대통령이 되고 기독교인들에게 핍박이라 보일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스님이 나서서 ‘목사님 허튼 짓 하지 말고 부처 믿으세요’ 하면 좋겠는가.

 

어렸을 때 내가 다니던 교회와 내가 아는 기독교는 이렇지 않았다. 일요일에 집 옆에 있는 정동교회에 다녀올 때마다 키가 한 뼘쯤 커진 듯, 마음도 한층 넓어진 듯 충일감을 느꼈다.

 

네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라,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을 내놓아라, 과부와 고아를 불쌍히 여겨라,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이런 말들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모두가 남을 이해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남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희생하라는 것이었고 재물에 욕심을 내지 말라는 취지의 말씀들이었다. 그런 말씀을 하는 목사님이 훌륭해 보였고 교회가 아름답고 은혜로웠다.

 

한국의 기독교가 천박해진 것은 대형교회들이 등장하면서부터였다. 불광동 천변의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급성장한 순복음교회를 처음에는 이단시하던 우리나라의 교회들은 너도나도 순복음교회 따라잡기에 나섰다.

 

신자를 모으면서 물질의 축복을 약속하고 교세를 확장해서 성전을 크게 지으면 그 큰 성전 속에 성령이 충만해진다는 환상을 교인들에게 심어준 것이다.

 

교인들의 십일조로 물질의 축복을 충만하게 받은 교회들이 ‘이것 봐라, 너희들도 물질의 축복을 받을 것이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선교와 개종을 권유하면서 물질의 축복을 앞세우는 것은 진정한 종교일 수 없다.

 

장 목사는 불교 믿는 나라는 다 가난하다며 잘살려면 예수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동네 아주머니는 자기 교회에 나오라며 불교 믿으면 가난해지고 기독교 믿으면 부자 된다는 단순 논리만 되풀이한다. 병실을 돌며 선교하는 아주머니들은

 

불교 믿고 병 고친 사람은 없고 예수 믿고 병 고친 사람은 부지기수라며 선교한다. 불교 믿는 나라는 모두 가난하다는 목회자의 설교를 들은 교인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목회자들이 교세 늘리기에 몰두하면서 목회자들은 천박해질 수밖에 없고, 목회자들이 천박해진 탓에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를 물신 숭배의 풍토가 지배하게 된 것이다.

 

있던 신심도 달아나게 만드는 이런 망발과 기고만장이 모든 기독교인과 목회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님을 잘 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국민을 개종시키고

 

인류의 마지막 한 사람까지 기독교인을 만든다고 해서 세상이 천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쟁과 기아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물질을 앞세운 선교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목회자나 교인들을 용서해 달라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고통과 함께하려는 많은 기독교인들은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
김선주 언론인 2008-08-25 ⓒ 한겨레 (http://www.hani.co.kr)

 

     

 

 

    - 김선주님이 이 글 쓴지가 2년이 더 지났는데 상황은 더욱 악화된듯

        덧붙여 김선주님은 그새 한겨례신문에서 정년퇴임 하였습니다만

        그의 <김선주 칼럼>은 여전히 한겨레에서 볼수 있습니다
 
          / 
 추신만wua01mlr_thm.gif모신글


 

개독교박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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