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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그 변소간의 비밀 / 박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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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변소간의 비밀 / 박규리

                            

 

                            
십년 넘은 그 절 변소간은

그동안 한번도 똥을 푼 적 없다는데요

통을 만들 때 한 구멍 뚫었을 거라는 둥

아예 처음부터 밑이 없었다는 둥 말도 많았습니다

 

 

변소간을 지은 아랫말 미장이 영감은

벼락 맞을 소리라고 펄펄 뛰지만요,

하여간 그곳은 이상하게 냄새도 안 나고 볼일 볼 때

그것이 튀어 엉덩이에 묻는 일도 없었지요

 

 

어쨌거나 변소간 근처에 오동나무랑 매실나무가

그 절에서는 가장 눈에 띄게 싯푸르고요

호박이랑 산수유도 유난히 크고 환한 걸 보면요

 

 

분명 뭔가 새긴 새는 것이라고 딱한 우리 스님도

남몰래 고개를 갸우뚱거리는데요

누가 알겠어요,

저 변소는 이미 제 가장 깊은 곳에

자기를 버릴 구멍을 스스로 찾았는지도요

 

 

막막한 어둠 속에서 더 갈 곳 없는 인생은

스스로 길이 보이기도 하는 것이어서요

 

한줌 사랑이든 향기 잃은 증오든

한 가지만 오래도록 품고 가슴 썩은 것들은,

남의 손 빌리지 않고도 속에 맺힌 서러움

 

 

제 몸으로 걸러서,

세상에 거름 되는 법 알게 되는 것이어서요

 

십년 넘게 남몰래 풀과 나무와 바람과

어우러진 늙은 변소의 장엄한 마음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만도 하지만요

 

 

밤마다 변소가 참말로 오줌 누고 똥 누다가

방귀까지 뀐다고

어린 스님들 앞에서 떠들어대는

저 구미호 같은 보살 말고는,

그 누가 또 짐작이나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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