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노래 / 다산 정약용 > 취미/문학/유머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취미 / 문학 / 유머

회원님들과 취미생활, 유머등을 공유해 보세요.


문학 수선화 노래 / 다산 정약용

페이지 정보

본문

 




수선화 노래 / 다산 정약용

 

뭇 나무는 넓다넓은 진토에 뿌리 박았는데

맑은 물에 뿌리 내린 너 혼자 맑구나.

 

한 점의 진흙에도 더럽힘 받지 않고

희디힌 얼굴빛 세속을 벗어났다.

 

기어코 이름 날려 혼탁한 세상 일깨우려고

꽃향기 가려 숨기고 깊은 골에 있는 건 못견딘다오.

 

깊은 겨울 차가운 날 화분 물이 얼 때면

꽃병을 깊이깊이 더운 방에다 간직하네.

 

궁벽한 시골에 처음 와서 얼굴이 붉어지니

농부들이 서로 보고서도 어린 싹에 살이 많아.

 

무우가 잎이 이리 곱냐고 다투어 말들 하고

마늘인데 매운 냄새가 부족타고 다시 말하네.

 

그 전신은 이래봬도 능파선(凌波仙) 으로서

비단버선 먼지 날리며 사뿐사뿐 곱고 맑은 자태

 

지렁이 창자 채우는 흙덩이 먹기는 부끄럽고

매미 배를 적셔주는 맑은 이슬만 마신다오.



※-凌波仙=수선화의 다른 이름-

 

하얀 꽃은 설 안에 피는 매화 마침내 압도하고

푸른 잎은 서리 맞은 대나무와 참말 같구나.

 

몸 전체가 대체로 차가움이 뼈까지 미쳐

일생 눈을 즐겁게 하는 아리따움 지녔다.

 

묻노니, 우뚝 솟은 모습이 무엇과 같냐 하면

서촉의 아미산 눈빛이라오.

 

우스위라 섬돌 앞에 서 있는 옥잠화야

네가 그를 배우려다간 각곡(刻鵠)같이 되리라

.
※-刻鵠=진짜는 아나라도 모양이 비슷함을 뜻한다-

 

어느날 밤 연못 누각에 보살필 사람 없어

가슴 깊이 슬픈 원한 맺히게 만들었을까.

 

흰바탕 시들어서 모래 먼지에 버려지면

기어다니던 개미떼들이 서로 와서 더럽히리
.

 

◐시상의 배경◑
귀양지에서 혼자 외로이 살다보니
꽃 하나를 보아도 옛날이 생각나는 모양이다.
수선화의  희고 깨긋함을 노래했다.
다산은 귀양 오기 1년 전인 1800년 북경에 사신으로 갔다가 온
복암 이기양이 중국에서 가져다 선물한 수선화를 화분에 길렸었다.
이기양이 북경으로 떠날 때 써준 '이기양을 북경에 떠나보내며'가
"다산문학선집"에 실려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770건 10 페이지
취미/문학/유머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45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5 08-16
544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1 08-16
543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0 08-16
542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7 08-16
541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07-11
540 취미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1 07-11
539 유머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2 06-29
538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2 06-21
537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3 06-21
536 유머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9 06-21
535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1 06-21
534 취미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1 06-03
533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0 06-03
532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4 05-23
531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0 05-23
530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4 05-02
529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4 05-02
528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3 05-02
527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6 05-02
526 취미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05-02
525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8 04-13
524 기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6 02-25
523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0 01-25
522 문학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9 01-25
521 취미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7 01-17

검색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설문조사

결과보기

"얼른 천국 가라"는 말은 축복일까요?, 욕일까요?


• 안티바이블 •

• 본 사이트에 게재 된 이메일 주소가 자동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거하여 처벌 될 수 있습니다.
 
• 본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와 컨텐츠(이미지, 게시글등)는 사이트의 재산이며,
저작권과 상표권을 규율하는 관계 법률들에 의거하여 보호 받습니다.

• 접속자집계 •
오늘
169
어제
403
최대
2,437
전체
1,263,707
Copyright © 2010-2021 antibible.co.kr. / antibible.kr. All rights reserved.